수술실 앞, 보호자대기실에서 누이의 수술이 끝나길 기다린다. 수술환자 가족들이 의자에 앉아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사히 수술이 끝나길 바란다.
어떤 이는 스피커폰으로 밖의 가족과 환자의 상황을 오래도록 통화하며 불안을 덜어내고, 어떤 이는 벽걸이 티비를 통해 배구 리그를 쳐다보고, 또 어떤 이는 아이들에게 성경에 나온 예수의 죽음에 대해 큰 소리로 떠든다. 물론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는 어렵지않게 여기저기에 보이고, 나처럼 뭔가를 끄적이는 사람, 또 간밤 잠을 이루지 못한 이는 불편한 자세로 눈을 붙이고, 15개 수술방의 보호자 가족은 호출이 있을 때마다 수술실 쪽으로 고개를 뺀다.
작든 크든, 수술방 들어간 남녀노소 환자의 다양한 진료과에 저마다 다른 병의 이력들이 궁금해진다. 오늘따라 저편의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들리면서 긎소리를 탓하느라 괜한 헛기침만 뱉는다. 환자보호자 패찰을 얼른 떼고 나설 수 있게 쉬이 고개를 넘어가길...어찌든 저 불편한 시간을 떼내고 안심하고 안도의 숨을 쉴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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