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의 수술을 앞두고 환자보호자로 충남대병원에 아침 일찍부터 들렀다.
코로나(PCR)검사를 하고 입원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입안을 문대고 코를 쑤셔야 했다.
익일 검사결과 비용 4,200원, 당일 결과 비용 81,920원.
당연히 그래서 하루 전날 수납창구에서 접수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아침부터 수납창구 앞에서 담당직원과 환자가족으로 보이는 할머니, 손녀 간에 다소 실랑이가 있다.
멀리서 올라온 듯한 할머니는 환자 보호자로 환자 있는 곳에 당장 들어가야하는 듯 보였고,
병원에서는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비용이 얼마라는 말을 설명한다.
나같은 경우야 사전에 하루 전날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미리 일정을 세워 왔지만,
이 어르신의 경우는 정말 돌아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한 경우인데,
당일 PCR 검사 비용이 비싸니 선뜻 하겠다고 못하고 사정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들어가야 되는데, 들어가야 되는데..."만 반복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어찌할 방도도 없고 답답해 보일 밖에 없다.
병원이 어디 딱한 사정 들어주는 곳도 아니고, 병원을 나오는데 계속 창구 안 그 할머니와 손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러면서도 남의 사정에 방도도 없이 괜히 끼어 어찌할 바 모를 바에야
뒤돌아서 나오는 게 나았다고 속으로 그 불편함을 덜어보고자 하지만,
맞선 찬바람에 건널목 신호등을 기다리며 저 뒤편의 메아리가 내 뒤통수를 때리는 것을 감수할 밖에 없었다.
4,200원과 81,920원의 차이라.
줄서 있는 환자 가족들의 심정이 비슷하지 않겠는가.
보호자의 자격, 만만치 않게 만든 게 뭐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