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 봄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잊어버린 게 아닐까
토끼풀. 아이랑 놀이터에서 그네도 태우고, 시소도 태운다. 점점 아이들이 많아지니 녀석은 놀이터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것 같더니 그 가장자리, 토끼풀, 클로버가 지천이다. 신화 속 꿀벌은 없고, 녀석이 꿀벌인 듯 웡웡-날아다니며 토끼풀을 뜯는다. 내가 어릴 때는 토끼들이 잘 먹어서 토끼풀이라고 들었는데, 나중에 들은 것은 이 풀에 독이 있어 토끼에게 줘선 안된다고 했다. 내 유년의 풀꽃반지를 엮었던 것처럼, 녀석의 손가락에 꽃반지를, 팔목에 꽃팔찌를 만든다. 세대가 묶일 수 있는 게 어쩌면 그 추억의 동심원을 한데 가져가는 것일 수 있다.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고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라며 행운을 위해, 행복을 짓밟지 말란 말도 아이에게 해주었으나, 그 잎 개수에 꽃말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
그림씨 스토리 잡글/그림씨 잡설
2023. 5. 13.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