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번의 앓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다
병원에서 며칠 간병하는 덕분에 마스크를 근래 가장 오래 쓰고 있는 것 같다. 누이는 병동 6인 입원실에서 회복을 기다리는데, 경동맥 주사도 팔뚝으로 옮기면서 제법 운신도 하고 눈에 띠에 호전되어가는 게 보인다. 하지만 여태 방귀가 나오지 않아, 물 한 모금, 식사 한 끼를 못하고 있으니 옆에서 음료수 한 잔 마시기도 미안하다. 플라스틱 간이 의자에 한나절 앉아 있자면, 옆에 환자들의 거동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누이 외에는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들이고, 또 정형외과 쪽 환자들이어서 식사든 화장실이든, 잠시 몸을 뒤척이는 순간까지도 수만 번의 앓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어르신들 대개가 그렇듯 전화기 진동음은 애초에 생각도 안 한다. 저마다의 트롯 벨소리가 시시각각 최대 음량의 소리..
그림씨 스토리 잡글/그림씨 잡설
2023. 2. 27.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