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다는 게 다 정성이지
엄마 퇴근하기까지 저녁 준비를 딸애랑 한다. 아빠랑 콩나물을 다듬어 보자고 했더니 자리를 잡고 앉아 금세 야무지게 콩나물 대가리 껍질과 잔뿌리를 잘 떼낸다. 혼자 살 때야 대충 잔뿌리 떼내면서 물로 몇 번 헹구고 국을 끓였는데, 이제는 음식 하나 챙기는데도 손 한 번이라도 더 쓰게 되는 것 같다. 아빠와 콩나물 좀 다듬었다고 금세 콩나물 다듬는 저와 아빠를 패드에 그려놓고 자랑을 한다. 저녁 식탁 앞에 콩나물국을 덜어줬는데 제가 다듬은 콩나물이라고 제법 젓가락질하며 콩나물을 입에 넣는다. 언제 하나하나 손질하고 다듬을까 하던 게 고사리손 하나 붙었다고 못생긴 머리도 떼어내고, 얼기설기 엉킨 잔뿌리도 떼어내면서- 손을 던다. 오늘따라 콩나물국 모양이 정갈하다. 못생긴 대가리, 엉킨 잔뿌리를 그냥 한 냄비에..
그림씨 스토리 잡글/그림씨 잡설
2023. 2. 17. 00:40